오구(誤球) 플레이로 최대 위기 맞은 19세 장타 신인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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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의 인사이드 그린] 
16598390675578.jpg윤이나가 6월 16일 열린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샷을 한 뒤 날아가는 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제공 · 박태성 작가]
“진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자신을 속였던 겁니다. 이기고 싶어서요. 부끄럽습니다.”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대사다. 자폐 스펙트럼을 앓는 변호사 우영우는 승소를 위해 거짓을 방관한 데 대해 뒤늦게 자책한다.

현기증 날 만큼 훨훨 날아오르다 하루아침에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는 골프스타 윤이나(19)도 비슷한 심정 아닐까. 만약 딱 한 번 ‘멀리건 찬스’를 쓸 수 있다면 아마 그날로 돌아가고 싶을 것 같다. 오구(誤球) 플레이 늑장 신고로 무기한 투어 활동 중단을 선언한 윤이나 파문이 필드를 강타하고 있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에 뛰어든 신인으로 300야드 장타에 첫 우승까지 거머쥐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윤이나. 하지만 부정행위 한 방에 그를 향한 시선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부모, 코치, 캐디 등 관련된 등장인물이 늘어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카더라’ 수준의 루머가 담긴 ‘지라시’(사설정보지)까지 등장했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면 시작은 6월 16일 충북 진천군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파4)에서였다. 윤이나의 티샷은 페어웨이 오른쪽, 풀이 무성한 러프에 떨어졌다. 풀숲에서 찾은 공으로 플레이를 속개했으나 그린에 올랐을 때 자신의 공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는 게 윤이나 측 해명이다. 만약 홀아웃을 한 뒤 경기위원에게 이 사실을 자백했다면 2벌타를 받고 매듭지을 수 있었다. 오구 플레이 사실은 윤이나가 해당 홀 그린에 올랐을 때 캐디, 코치, 부모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바로잡지 않았다.

오구 플레이 한 달 뒤에야 자진 신고
16598390687076.jpg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플레이하는 윤이나. [사진 제공 · 박태성 작가]
그린에 가서야 다른 공을 쳤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대목도 석연치 않다. 대회를 주관한 대한골프협회(KGA) 경기위원 A 씨는 “세컨드 샷을 하기 전 당연히 자기 공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어야 한다. 로스트 볼 가능성에 따른 프로비저널 볼(잠정구) 선언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이나는 1라운드를 4오버파 76타로 마쳤다. 공동 116위. 예상 컷 라인 이븐파와는 4타 차였다. 이때라도 신고했다면 실격 처분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지만 이번에도 그대로 넘어갔다. 컷 탈락 가능성이 있는데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나, 그냥 넘어가자는 분위기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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